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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늘로보내는편지

보고싶다
받는이 : 유하영
작성자 : 형 2014-06-02
하영아
유하영아
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나는 니가 떠났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구나. 당장이라도 전화가 걸려와 형! 형! 그럴 것 같다. 너는 올 때에도 급작스러웠지만 갈 때에도 그렇구나. 똘끼 넘치는 나의 친구야. 처음 니가 전학 왔을 때가 기억난다. 에스엠마트 옆에 있던 건물 2층에 새로 돈가스집이 생겼다. 돈가스 하우스라고. 전학 온 아이가 옆 반 아이들 몇을 거기에 초대해 공짜로 돈가스를 먹여줬다는 말을 듣고 나는 내심 속으로 부러웠었다. 하영아. 바나나폰에 껌 은박지를 붙이던 하영아. 분수대에 들어가 춤을 추던 하영아. 톰 요크를 삼촌이라 부르던 하영아. 너를 평생 잊지 않겠다는 말은 하지 못할 것 같다. 시간이 흘러갈수록 나는 너를 잊을 것이다. 너는 그저 추억의 한 자락으로만 그렇게 남을 것 같다. 그런데 하영이라는 이름을 들을 때마다. 라디오 헤드 노래를 들을 때마다. 빙수를 먹을 때마다 나는 니가 생각날 것 같다. 하영아. 생각해보니 나는 너에게 참 불친절한 친구였더구나. 실은 내심 니가 귀찮았던 적도 있었다. 고등학교 2학년때 너는 자주 12시즈음 나에게 전화를 걸곤 했다. 그리고 내가 그 전화를 받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. 자느라 못 받았다고 말했었지만 실은 나 깨있었어. 미안해. 하영아. 나는 아직 너와 영화관도 가보지 못했고. 술을 떡이 되도록 마셔보지도 못했다. 나 결혼하면 너 내 들러리 서주겠다고 했던 것 기억하고 있다. 남자친구 생겼다고 자랑하던 것도. 실은 이건 까먹고 있다가 발인이 끝나고 일산병원앞에서 니 남자친구를 보고 생각해냈다. 너를 보냈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. 언제나처럼 급작스럽게. 연락해 올거라 믿는다. 살아있냐는 나의 연락에 ‘네,형’하고 답해주리라고 생각하련다. 하영아. 너를 잃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 일줄 몰랐다. 하영아. 하영아. 하영아. 하영아. 이것은 너무 갑작스러워서 실감도 잘 나지 않고 나는 이것이 다 무엇인지 모르겠다. 하영아 너는 몰랐겠지만 너는 내가 진정한 친구라고 인정한 최초의 사람이다. 그래서 두 세달 걸러 걸려오는 전화가 나는 그리도 반가울 수가 없었다. 살아있냐는 나의 문자에 어김없이 답해주는, 그리고 유럽 훈남 이야기를 쏟아내는 니가 보고 싶다. 하영아. 문산으로 놀러오기로 했던 것 기억하니? 이번에 니가 문산에 놀러오면 나는 정말 너에게 잘해줄 수 있을 것 같다. 니가 가고 싶어 했던 제 3땅굴도 같이 가줄 수 있고, 니가 맛있다고 했던 밀밭식당 만둣국도 내가 사줄게. 홈플러스 근처의 이광기씨가 운영하는 샤브샤브집도 데려가고 우리가 마지막으로 보았던 그 족발집에서 소주를 기울이며 이번에는 내가 너에게 나의 이야기들을. 밑바닥까지 싹싹 쓸어 모아서 보여주고 싶다. 실은 니가 다음에 문산에 놀러오면 나는 내 이야기를 들려줄 참이였다. 그런데 너는 떠났고 나는 이제 이 이야기를 너를 다시 만날 때까지 품고 가야하겠구나. 하영아. 하영아. 하영아. 너를 함께 추억할 수 있는 사람 하나 남겨주지 않고 떠난 니가 야속하다. 너의 사부님도 뵙고 싶고, 너 그 사부님한테 연애 비법 전수받아 나에게도 알려준다고 그랬었지. 하영아. 하영아. 하나님의 영광아. 이 땅에 서있는 수많은 하느님의 영광중 왜 하필이면 너여야만 했는지 모르겠다. 하영아. 광화문에서 만나기로 약속해 놓고 두 시간이나 늦었던 나를 너는 화도 내지 않고 기다려주었다. 나와 약속을 잡으면 너는 항상 기다리는 쪽이었지. 나는 이번에도 조금 늦을 것 같다. 그러니 이번에도 조금만 기다려주렴. 미안해 하영아. 사랑해 하영아. 이럴 줄 알았으면 중학교때 니가 나에게 뽀뽀하려고 쫒아다니는 것에 기함하며 도망치지 말걸 그랬다. 하영아. 니가 보고 싶다. 그런데 하영아. 너 영정사진 포샵 너무 했더라. 난 니가 너무 예뻐서 다른 사람인줄 알고 지나칠 뻔 했다. 내가 결혼할 사람이 생기면 또 아이를 낳으면 너에게 들리마. 아니다. 남자친구가 생기면 들릴께.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말하라고, 연애상담 해준다고 했지. 내가 남자친구후보를 데려갈테니 쓸만한 사람인지 봐주렴. 하영아. 종종 들릴께. 하영아. 보고싶다. 하영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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